
상징적 폭력과 낙인화의 지형 : 이순의 소설에 나타난 1970년대 학교
초록
본 연구의 목적은 1970년대 급진적 산업화와 유신체제라는 시대적 특수성 속에서 작가 이순의 학교소설에 나타난 교육 현장의 규율 기제와 상징적 폭력 양상을 고찰하고, 이를 통해 1970년대 여성작가로서 독자성을 규명하는 데 있다. 이순은 1970년대 여학교 교사 경험을 바탕으로 학교 현장의 문제를 섬세하게 서사화했다. 서구의 문화자본과 아메리카니즘이 유발한 일그러진 계층상승 욕망과 내면화된 식민주의를 냉소적으로 폭로하고(「외인학교」, 「보이지 않는 사람」, 「혜봉이」), 이식된 위생 근대성과 시혜의 폭력 속에서 구조적 빈곤이 개인의 도덕적 결함이 되고 계급적 낙인으로 변질되는 학교 현실을 그렸다.(「화장지」, 「담임선생님」) 또한 국가주의적 규율 권력 하에서 체제에 공모하면서도 일상의 균열을 통해 저항의 가능성을 타진하는 교사의 복합적 위치를 재현했다.(「영하 4도」) 이 학교소설의 서술자이자 주인공은 무력하고 수동적인 교사이자 기만적 지식인이지만, 반성적 자아와 대립하는 내면 서술을 거쳐 지연된 자각에 이른다. 그 결말부에 반복되는 ‘지연된 자각’은 내부자 교사로서 느꼈던 역사적·윤리적 부채감을 고백하는 자기성찰적 성격을 드러낸다. 이순의 학교소설은 여학생과 여교사가 약자로서 불가피하게 선택했던 공모와 저항, 희생의 서사를 통해 학교라는 미시적 제도 공간의 상징적 폭력을 고발하고, 여성의 시선에서 내면의 갈등과 상처를 섬세하게 그려냄으로써 1970년대 한국 여성 소설의 지평을 확장했다는 의의를 지닌다.
Abstract
This study aims to examine the disciplinary mechanisms and aspects of symbolic violence in the educational field depicted in Lee Sun’s school novels within the historical specificity of rapid industrialization and the Yushin regime in the 1970s, thereby illuminating her distinct originality as a female writer of that era. Drawing on her experience as a teacher at a girls' school during the 1970s, Lee Sun delicately weaves the issues of the school setting into narrative form. She cynically exposes the distorted desire for upward mobility and internalized colonialism induced by Western cultural capital and Americanism (Foreigners' School, The Invisible Person, Hyebong-i), while portraying a school reality in which structural poverty is reduced to individual moral flaws and class stigma amid transplanted hygienic modernity and the violence of benevolence (Toilet Paper, Homeroom Teacher).
Furthermore, she captures the complex position of teachers who, while complicit with the system under nationalistic disciplinary power, explore the possibilities of resistance through subtle ruptures in daily life (Four Degrees Below Zero). Although the protagonist-narrator of these school novels is a helpless, passive teacher and a hypocritical intellectual, she eventually arrives at a "delayed awareness" through an internal narrative in conflict with her reflective self. This "delayed awareness," repeatedly appearing in the endings, reveals a self-reflective quality that confesses a historical and ethical sense of debt felt as an insider teacher.
By exposing the symbolic violence of the school as a micro-institutional space through narratives of collusion, resistance, and sacrifice that female students and teachers were forced to navigate as the vulnerable, Lee Sun’s school novels hold significant value in expanding the horizons of 1970s Korean women’s literature through their delicate rendering of inner conflicts and wounds from a female perspective.
Keywords:
Lee Soon, 1970s, School Education, Americanism, Disciplinary power, Control, Symbolic violence, Delayed awareness키워드:
이순, 1970년대, 학교소설, 아메리카니즘, 규율 권력, 통제, 상징적 폭력, 지연된 자각References
- 이순, 「엄마의 교습」, 『현대문학』, 현대문학사, 1972.10.
- 이순, 「화장지」, 『현대문학』, 현대문학사, 1975.8
- 이순, 「영하 4도」, 『세계의 문학』, 1979. 봄.
- 이순, 「보이지 않는 사람」, 『소설문학』, 1980.8
- 이순, 「외인학교」, 『신한국문제작가선집 21- 이순』, 어문각, 1983.
- 이순, 『마지막 여름』, 여학생사, 1983.
- 이순, 『제3의 여성』, 어문각, 1983.
- 이순, 「혜봉이」,『현대문학』, 현대문학사, 1983.9./ 『백부의 달』, 고려원, 1989.
- 이순, 『우리 언니』, 『월간 2000년』 21-30호, 현대사회문화연구소, 1985. 1-10.
- 김경일 외, 『한국현대생활문화사 : 1970년대』, 창비, 2016.
- 김영석, 『모순의 근원과 대안 :한국의 교육』, 경상대출판부, 2019.
- 김영화, 『피에르 부르디외와 교육』, 교육과학사, 2020.
- 피에르 부르디외· 장 클로드 파세롱, 이상호 옮김, 『재생산 : 교육체계 이론을 위한 요소들』, 동문선, 2003.
- 미셸 푸코, 박홍규 역, 『감시와 처벌 : 감옥의 탄생』, 강원대학교출판부, 1994.
- 김양선, 「취향의 공동체와 소녀들의 멜로드라마 – 잡지 <여학생> 연구」, 『대중서사연구』 24-1, 한국대중서사학회, 2018, 229-257면.
- 김우종, 「이달의 화제 : 왜 써야만 하는가」, 『현대문학』, 현대문학사, 1975. 9. 326-328면.
- 김우종 외, 「이달의 문학」, 『중앙일보』, 1975. 8. 27.
- 백승철, 「이순- 섬세한 문장과 재치있는 구성」, 『한국단편문학전집』 27, 금성출판사, 1990.
- 서나래, 「자모들의 치맛바람 :1960년대 교육계 이슈와 어머니 표상」, 『한국교육사학』 44, 한국교육사학회, 2022, 91-123면.
- 윤은순, 「1970년대 여성중등교육과 여학생 인식」, 『여성과 역사』 33, 한국여성사학회, 2020, 1-36면.
- 이광훈, 「반짝이는 언어의 연금술」, 『소설문학』, 소설문학사, 1980.8. 154-158면.
- 이동재, 「한국현대소설에 나타난 교육 현장과 교사상 연구」, 『현대문학이론연구』 17, 현대문학이론학회, 2002, 225-254면.
- 이상진, 「이순의 『우리들의 아이』에 나타난 가족주의와 계층이동 욕망」, 『현대문학의 연구』 86, 한국문학연구학회, 2025, 161-194면.
- 이선미, 「1960년대 ‘자유’ 담론과 미국 – 박순녀, 손장순, 박시정의 소설을 중심으로」, 『현대문학의 연구』 29, 한국문학연구학회, 2006, 417-452면.
- 이선옥, 「1970년대 여성문학-여성전업작가의 등장과 다양한 글쓰기 주체의 성장-」, 『개념과 소통』 26, 한림과학원, 2020, 78-79면.
- 이창익, 「1950년대 미국의 대한교육원조와 교육계의 동향」, 연세대 석사논문, 2005.
- 이태숙, 「분단의 이데올로기와 교육장으로서의 학교-전상국의 학교소설을 중심으로」, 『국어국문학』 173, 국어국문학회, 2015, 249-280면.
- 정무용, 「1970년대 중고등학교 평준화 정책의 시행과 ‘교육격차’」, 『역사문제연구』 29, 역사문제연구소, 2013, 111-135면.
- 정미량, 「1970년대 한국 청소년층의 대중음악 향유 현상과 그 함의- 비판적 담론 분석을 중심으로」, 『한민족문화연구』 61, 한민족문화연구학회, 2018, 197-239면.
- 최원식, 「성장소설의 가능성」, 『오늘의 한국문학 33인선 21 – 이순』, 양우당, 1991, 447-452면.
- 허은, 「1970년대 박정희 정부의 총력안보체제 구축과 학교의 역할」, 『한국사학보』 60, 한국사학회, 2015, 425-455면.
- 홍인영, 「박완서의 1970년대 교육 세태 소설을 중심으로 한 비판적 읽기 교육 연구」, 『우리말글』 106, 우리말글학회, 2025, 31-70면.
- 김명래, 「[책 읽는 인천, 문학속 인천을 찾다 23] 한남철 ‘바닷가 소년’」, 『경인일보』, 2014.7.3.
- 심혜진, 「이 물건, 언제 생겼지? 24. 화장지」, 『인천투데이』, 2020.4.13. https://www.incheontoday.com/news/articleView.html?idxno=122286